어제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대로 4시가 되니 다들 일어났다.
신나게 구경할 계획에 들떠 있었으나 아침부터 비가 주적주적 내렸다. 이른 아침을 먹고 8시에 시내에 있는 민박집(Bon Nouvelle역에서 3분거리)을 나서서 우산을 하나씩 챙기고 길을 나섰다. 어제는 다들 반팔, 반소매차림이었으나 예상보다 쌀쌀한 날씨에 옷들을 긴옷으로 챙겨입고 먼저 오늘은 오페라하우스 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비오는 일요일 아침이라 와이프와 처제는 오히려 분위기 있다고 좋아하는 한편, 피터는 샌들에 물이 들어갔다고 투덜거린다.
오페라하우스는 15년전에 혼자 왔을 때는 별다른 감흥없이 봤었는데, 오늘은 나름대로 고풍스럽기도 하고 화려한 모습이어서 여성들은 멋있다고 난리다. 역시 감성적이다. 아들은 무뚝뚝.. 딸은 좋아하고..
다음 코스는 우리로 치면 사법부인 Ministry de la Justice 앞에 있는 청동 동상(이름 ?)을 봤다. 이 동상은 나폴레옹이 전쟁에 승리를 기념하고 적군 대포 1,250대를 녹여서 만든 거라고 한다.
비오는 날 더 운치있는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Ministry de la Justice 앞에 있는 청동 동상
주변의 호화로운 보석가게, 명품가게를 뒤로 하고 루브르박물관으로 다시 걷기 시작~~
박물관 앞에는 오기전에 미리 보았던 ‘다빈치코드’에 나왔던 나폴레옹 개선문, 그리고 유리로 된 피라미드를 보았는데.. 미리 학습해서인지 느낌이 색달랐다. 오기전부터 박물관에는 들어갈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지하에 있는 역시 영화에 나왔던 역 피라미드를 멀리서 보고(이것은 루브루 박물관 출구쪽에서 볼수 있다)
다음 코스인 씨테섬으로 ~~. 시테섬은 로마시대 파리가 시작된 곳으로 만화 아스테릭스에 여러 번 나왔기 때문에 아들에게는 친숙한 섬이다. 또 시테섬은 아르센 루팡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파리경시청과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의 꼽추’에 나오는 노트르담 사원으로도 유명하다.
시테섬에 가기 전에 세느강변을 거니는 동안, 와이프는 운치가 있다고 좋아한다. 피터에게 커서 파리에 와서 살아보라고 부추긴다. 내가 한강에 비하면 개천이라고 했더니, 한강보다 백배는 낫다고 한다. 세느강과 씨테섬을 잇는 퐁네프의 연인들에 나오는 퐁네프 다리에서도 인증사진 여러장 찍고…, 파리 경시청과 노트르담사원을 구경했다. 마침 사원에서는 미사를 보고 있었서, 외부에서도 내부를 약간은 볼 수 있었다.
성당안은 나중에 로마에서 많이 볼 것이기 때문에 생략하고, 일단 춥고 배고프고 해서 민박집으로 일시 귀가.. 오는 길에, 파리에서 한번 먹어봐야 될 빵.. 바게트 샌드위치와 크로와상을 사서 돌아왔다. 민박집으로 오는 길에 퐁피듀 센터를 경유해서 왔다. 민박집이 시내에 있으니 잠시 쉴 수도 있고 해서 시설은 낡고 좁았지만 이거 하나는 좋았다.
루팡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파리경시청
민박집 앞 모습인데 여기는 운치있음
1시간 정도 쉬고 나니 체력도 좀 회복되고 해서, 2시쯤 오후 일정인 라데팡스, 개선문, 에펠탑을 보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라데팡스역은 종점이라 지하철을 타고 갔다. 예전에 왔을 때 안 가봤던 곳이라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가보고 싶었다. 라데팡스에 도착하자 비는 더 많이 내리고, 날씨가 쌀쌀했다. 날씨가 좋을 때 파리시민들이 신개선문앞 계단에서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는데, 오늘 날씨는 최악이다.
Grand arch(신개선문)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규모가 더크고 웅장했다. 고대 개선문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파리의 디자인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날씨가 좋았다면 Grand arch 계단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라데팡스 지하에는 큰 규모의 할인매장들이 있다. 왠만한 건 다 있다. 일요일이라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음에도 안에는 사람이 많이 다녔다. 우리도 인테리어 장식물 매장인 Maison에 갔는데, 집에 걸어놓을 그림이 괜찮은 게 있었는데 29유로 밖에 하지 않아 와이프가 사고 싶어했다. 하지만, 여행 첫날인데.. 앞으로 가지고 다닐 생각을 하니 끔찍해서 포기시키고..
라데팡스에 있는 신 도시 건물들.. 하나같이 세련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지하에는 거대한 쇼핑몰이 있으니 캠핑물건들도 여기에서 사면 된다
Grand Arch 모습 개선문이 정면으로 보인다
원조 개선문은 라데팡스에서 보면 멀리서나마 볼 수 있고, 또 오전에 반대편인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보았기 때문에 본 것으로 치고.. 에펠탑을 가장 잘 볼수있다는 오르세박물관(?)으로 지하철을 탔다. 이곳에서 보는 에펠탑은 가까이서 볼 때보다 훨씬 멋있기 보였다. 지난번 왔을때는 에펠탑에 와보고 무척 실망했었는데, 이 곳에서 보는 에펠탑은 볼만했다. 세명의 여성들이 에펠탑보고 또 멋있다고 난리다. 와이프는 파리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오니 얼추 저녁 7시.. 오늘 대충 바깥에서 9시간 정도 보낸 것 같다. 춥고 비오는 날씨라 힘은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운치가 있었고, 사람들도 붐비지 않아서 나름대로 괜찮았다.
예상대로 저녁식사를 먹자마자, 한명씩 잠에 빠진다. 애들도 무척 피곤했겠지만 예상하던 일이라 어쩔 수 없었다. 고생 좀 시키려고 했었으니까.. 나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묵을 호텔을 찾느라고 시간을 보냈다.
Ibis Frankfrut Centrum Hotel을 79유로에 일단 예약했다. 홈페이지에는 프로모션으로 No change, no cancellation 조건으로 49유로짜리 팔았지만, 고민끝에 일단 정상가격에 예약하고 나니 이미 저녁 11시가 다 됐다... 이미 다들 잠이 떨어진 상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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