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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여행/유럽가족여행(2010)

25일간 유럽 캠핑카 여행 - 9일째(8월 22일). Ferrara - Firenze

이탈리아 낮 햇살이 너무 뜨거워 한낱에는 돌아다니기 힘들어서 오늘부터는 오후 늦게 돌아다니기로 했다. 아침에 Ferrara를 출발하면 Firenze 까지 국도로 갈 경우 3시간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해가 어느정도 약해진 후에 도착할 거 같다. 오후 5시부터 Firenze 관광을 시작해도 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처제와 피터, 소피는 어제 못 탄 자전거를 타고 Ferrara 시내를 일주하러 나가고 나는 어제 아침 일찍 일어나느라 부족했던 잠을 청했다.


Ferrara
는 자전거로 여행하기 안성맞춤인 도시이다. 처제와 아이들은 9시에 출발해서 10 30분정도에 돌아왔는데 성을 한바퀴 돌고 왔다고 한다.
체크아웃할 때 보니 역시 중소도시가 여행하기에는 더 좋다는 게 다들 공통된 의견이었다. 사람도 너무 많지 않아 여유도 즐길 수 있고, 중소도시의 정취도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캠핑비용도 저렴하다. Venezia Canazei에 비해 시설이나 분위기는 더 좋은데도 자전거 렌탈비용 포함해서 38유로라고 하니 왠지 돈 번 기분이다.

 

Ferrara에서 Firenze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오면 1시간 반이면 올 거리인데, 국도를 천천히 유람하면서 오니 3시간 이상 걸린다. 그래도 톰톰 네비가 오늘은 길을 만족스럽게 잘 알려준다. 유료도로를 피하는 옵션을 설정했더니 교묘하게 고속도로만 피해서 잘 알려준다. 가끔 POI를 못찾을 때도 있고, 이상한 길을 안내할 때도 있지만, 작년 미국여행때부터 사용했던 네비이기 때문에 적용도 되고 해서 만족스럽다. 작년에 미국 USC에 갔을 때 Walmart에서 저렴한 것으로 샀던건데, 이번에 Tomtom 홈페이지에서 유럽 Map을 55달러에 다운받아 잘 쓰고 있다.

 

Firenze로 오는 도중에 이름 모를 산을 건너는데 지나가는 차도 없고 한적해서 나름대로 운치있는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캠핑카의 단점은 앞 자리에 앉은 사람은 경치를 즐길 수 있지만,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옆 창문으로만 경치 구경을 할 수 있어 경치 감상에는 좀 제한이 있는 거 같다. 나는 운전을 계속해서 모르겠는데, 다들 앞자리에 앉겠다고 경쟁이 치열하다.


Firenze가는 국도


                   Firenze근처로 오니 집들이 로마시대 귀족들 저택같은 분위기가 난다.

 

Firenze근처로 오면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본 듯한 풍경들이 시작된다. 위로 길게 자란 소나무와 로마시대 지은 듯한 저택들을 보니 과거 로마시대 분위기를 어느정도 느낄 수 있다. Firenze시내를 좀 헤맨끝에 오늘 종착역인 Campeggio Michelangelo에 도착했다. Firenze 시내까지 걸어갈 수 있고 미켈란젤로 광장 바로 밑에 있어서 굴유에서 추천한 곳인데, 시설은 볼품없고 다른 캠핑장에 비해 나무 그늘도 좀 부족하다. 그러나, 시내 구경하고 걸어 올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서둘러 체크인했다.


3
시쯤 체크인 한 후, 이른 저녁 겸 늦은 점심으로 삼겹살을 구워 먹고 5시 반쯤 시내로 출발했다. 와이프는 연일 계속되는 뜨거운 햇살과 강행군에 지쳐서 힘든 기색이다.
그래도 더 늦게 출발하면 Firenze 구경하는 데 좀 늦을 거 같아서 강행했다. 그래도 시내에 도착할 무렵, 강한 햇살은 좀 사그러 들고 나니 다닐만 했다.


                           햇살이 꺾일 무렵 캠핑장에서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나선다


캠핑장에서 시내 중심까지는 2Km가 좀 안되는 거리인 거 같았다. 베키오 다리를 건너 산타마리아성당(두오모성당), 메디치 성당 등을 보고 이 지방의 명물인 포도주를 한병 사서 다시 걸어 들어왔다. 7시가 넘은 시간이라 대부분 성당들은 닫아서 입장할 수 없어서 외부만 구경을 했다. 그나마 몇년전에 왔을 때 들었던 내용들이 기억이 나서 대충 설명할 수 있었다.
Firenze 거리는 관광객이 많아서 인지 9시쯤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도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베키오 다리로 가면서.. 캠핑장에서 시내까지 먼거리는 아니지만 피로가 누적되어
                         조금만 걸어도 힘들었다. 그래도 피터는 씩씩하게 잘 걷는다.


                                           베키오 궁전앞에 있는 석상들


                                     미켈란젤로가 극찬했다는 천국의 문


                       냉정과 열정에서 두오모성당으로 알려진 산타마리아성당


내일은 아침에 두오모성당 내부를 보고 아시시로 출발할 예정이다. 캠핑장 위에 바가 있어서 밤늦게 까지 노래소리가 들리고 소란스럽다. 이곳 사람들에게 야외 테이블과 의자는 필수인듯 하다. 다들 밖에 야외 테이블을 펴고 책을 보거나 선탠을 하거나 야외에서 즐긴다. 우리는 이제 와서 그걸 살 수도 없고 해서 버티고 있는데 더운 날씨에 캠핑카안에 있을 수만 없고 돗자리라도 하나 장만해야겠다. 그래도 더운날씨에 캠핑카에서 어떻게 잘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해가 지면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고 쾌적한 느낌이 들어서 정말 다행이다. 

To be continued